우뚝 선 관람객은 그를 마주한 거대한 해골들에 얼어붙었다.
차곡차곡 올라간 인간의 뼈
그리고 인간의 뼈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엄청난 사이즈의 두개골들
하이퍼리얼리스트이자 죽음의 거장
'론 뮤익(Ron Mueck)' 회고전이 한국에서 성황리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회고전을 주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개막 20일만에 회고전을 찾은 관객이
1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는데요.
주중 평균 4,200명, 주말 평균 7,400명이라는
경이로운 관람객 숫자를 자랑하며
많은 이들이 찾는 '믿고 보는 전시'가 되었죠.
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로
최다 관객 숫자입니다.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한 이름인 그가
어떻게 수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은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요?
사실 원래 그는 전업작가로서
지금과 같은 삶을 사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서 미술작가가 된 것도 아니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었을 뿐이죠.
장난감 제조업을 한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꼭두각시 인형과 생물 모형을 만들며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푹 빠진 그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러
캐릭터 소품 인형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됩니다.
TV방송과 어린이들을 위해 캐릭터 인형을 만든 것이었죠.
그러나 제작사의 요구대로 인형을 만들었지만
자기가 창조한 모형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그에게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기회가 없었죠.
그러던 중 그는 운명같은 기회를 잡게 됩니다.
바로 그의 장모의 요청이 그 기회였는데요.
뮤익의 장모는 포르투갈 태생의 영국 작가로
파울라 레고(Paula Rego)입니다.
그녀는 이전부터 뮤익이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만든 피노키오 그림을 기반으로
피노키오 실물 모형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합니다.
뮤익은 훌륭하게 그녀의 요청을 완수했죠.
그렇게 순수미술계에 입문한 뮤익은
조각가로서 경력을 시작하게 됩니다.
커리어 전환에 그의 장모가 영향을 줬다면
지금의 유명세를 누리는데는
'찰스 사치'의 공이 큽니다.
찰스 사치는 미술업계의 거장으로
처음에 그는 광고대행사로 그의 경력을 시작합니다.
빠르게 성공한 그는 엄청난 돈을 모았는데요.
이후 그는 예술 후원에 관심을 보이게 되고
여러 작품들을 수집하는 수집가로서 명성을 얻게 됩니다.
보는 안목이 있었는지 그가 고른 작품과 예술가들은
업계에서 빠르게 유명해졌죠.
이런 가운데 1997년 '센세이션' 전시가 열리게 됩니다.
그가 고른 콜렉션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였죠.
향후 수십년의 현대미술 흐름을 바꾼 중요한 전시로
여기서 데미안 허스트 같은 거장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게 됩니다.
사치 콜렉션에는 론 뮤익의 조각 작품도 있었습니다.
'죽은 아버지(Dead Dad)'라는 작품은 센세이션 당시에는
다른 작품들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는데요.
하지만 사치 콜렉션에 포함된 작가였기에
그는 다른 거장들과 나란히 이름을 떨치게 됩니다.
YBA(Young British Artists)라는 일군의 아티스트 집단의 대표 작가로 취급된 것이죠.
유명세 덕분에 그는 비엔날레를 비롯, 여러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며 순탄한 커리어를 이어갑니다.
그의 작품은 경력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관되는데요.
AI가 예술의 영역을 침범하는 시대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손으로 조각을 만들죠.
30년의 작가 인생 속에서 그가 만든 작품이
단 43점 밖에 되지 않는 것은 그가 얼마나
한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하이퍼리얼리스트로 분류되는 그는
너무나 진짜 같은 조각들을 구현하는데 정성을 쏟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를 좋아하지만, 반면 그를 극렬하게 싫어하는 이들은
그의 작품활동을 '시간낭비'라고 부르는데요.
좋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하이퍼리얼리즘 작품들은
작품으로 칭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기술적으로 재현이 가능한 것들을 반복해서 생산하는 것이
예술적으로 큰 가치가 없다는 게 그들의 주된 주장이죠.
그러나 뮤익의 작품은 이런 주장에서 벗어나 있는데요.
단순히 대상을 복제하는 것을 넘어
시간에 따른 변화, 위상의 차이, 크기 변화를 통한 존재의 의미 탐구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관객들에게 충격을 줍니다.
비판하는 이들의 말처럼, 앵무새같이 사물을 '반복' 생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가치를 탐구하는 것이죠.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장인정신에 입각해
작품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관객들 역시 뮤익의 작품을 보면서
생의 단면을 순간적으로 체험하게 되고
그 속에서 존재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물론, 자발적으로 팬이 되는 것은
뮤익의 정성과 고집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죠.
올해 7월 13일까지 진행되는 론 뮤익 회고전
관심 있는 분들은 꼭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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